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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위생사 의료인화’ 당연해... 지금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할 때

“간호사도 처음에는 ‘간호부’에서 시작됐다”

지난 9월 19일, 김종열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명예 교수(대한치과위생사협회 자문)는 본지 인터뷰에 앞서 이 문장으로 처음 운을 뗐다. 김 교수는 “간호사도 초창기에 ‘간호부’라는 의료 보조 역할에서 출발하여 점점 전문직으로 승격해왔다. 치과위생사도 간호사에 준하는 직종에서 출발했으나 아직 의료인의 자리를 찾지 못했고 이제 제 자리를 찾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라며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는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열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명예 교수(대한치과위생사협회 자문)


본지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숙원사업인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실현하고 협회와 치위생계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원로의 지혜와 고견을 구하고자 지난해 3월 치과 위생사회관에서 진행된 인터뷰 이후 김 교수를 다시 만났다. 그가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꺼낸 파일 속에는 신문기사들이 빼곡히 들어있었다. 정년퇴직한 후에도 치과계의 최신 소식과 다양한 의견들을 파악하기 위해 수시로 기사들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가 가장 먼저 꺼낸 기사는 치과위생사 의료인화 반대 서명과 관련된 기사였다.

“기사 내용 중에 간호조무사가 보조 인력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반대한다는 내용이 있는데 앞뒤가 안 맞는다. 간호조무사는 원래 보조업무를 하기 위해 탄생한 직종이다. 그리고 치과위생사의 의료인화가 진행되면 치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간호조무사의 대우도 같이 상승하는 것이지 하락하는 것이 아닌데 착각하고 있는 것 같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더불어 김 교수는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에 대한 주장이 나오면 정당한 논리로 빠르게 대응하는 게 좋다”라고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 주문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주요 내용이다.

당시 인터뷰에서 대학에서 배출된 치과 위생사를 의료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것은 치과의사 스스로를 격하시키는 셈이라고 말하는 등 치과위생사 의료인화에 대해서 지지하시는 모습을 보이셨는데 그렇다면 ‘치과위생사 의료인화’가 우리나라 치과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의사의 업무에는 의료와 보건지도가 들어간다. 그중에 보건지도의 경우, 의사보다는 간호사가 하는 것이 더 맞는 상황이 있다. 농어촌 등과 같은 의료시설이 부족한 곳에 있는 산모들이 대표적이다. 아무래도 이 산모들에게는 의사보다 간호사가 더 맞다. 이처럼 치과위생사가 의료인이 된다면, 보건지도의 면에서 더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서로 존중하며 맞춰나가는 것처럼 치과의사도 치과위생사와 같이 발맞춰 나아간다면 치과계의 전체적인 발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다.

의료인 치과위생사가 되면 불법 위임진료, 인력난 등 치과 진료 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해소된다고 보는가?

최근 청주의료원 불법 진료 사건을 비롯해 불법 임플란트 시술을 치위생사에게 맡긴 대전의 한 치과의사가 의료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는 등 치과위생사와 치과의사 간의 불법 위임진료 등의 사건이 불거지면서 업무 범위에 대한 논란이 이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치과위생사가 의료인이 된다면,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행할 수 있는 업무범위가 명확해지기 때문에 불법 위임진료인지 아닌지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최근 몇 년간 지속 되는 인력난은 의료인 치과위생사의 업무를 보조할 수 있는 치과조무사 제도와 양성기관 설립으로 개원가가 목말라 하는 물꼬를 터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개원 규모에 맞게 치과위생사 혹은 치과조무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4년제 졸업자들에게는 치과위생사로, 2-3년제 졸업자는 치과병의원에 필요한 보조 인력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준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치과조무사의 교육에는 4년제 학부 출신 치과위생사들을 교수로 채용하여 훌륭한 미래의 치과 전문 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인력난은 해소될 것이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치과계에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존재한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놓고 이해 당사자인 치과의사, 치과위생사 간의 갈등이 비난, 폄훼한 극단으로 치닫는 양상도 보였다. 최근 ‘치과위생사 대국민 홍보 광고, 특히 스케일링은 치과위생사에게...’문구에 대해 치과의사들 인식이 부정적이라며 법률적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시 문구를 고려해달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 원로 치과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우리가 병원에 가면 주사라는 행위에 대해서는 의사보다는 간호사를 더 신뢰 한다. 그 이유는 주사를 놓는 것에 대해서는 간호사가 의사보다 더 숙련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스케일링에 관해서는 치과의사보다는 치과위생사가 더 많이 하기 때문에 경험 면에 있어서 더 뛰어나다고 치과 의사가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이 있는 치과위생사가 치과에 있다면 치과의사는 본인의 업무에 더 충실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치과위생사 의료인화를 대비해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최근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치과위생사 대국민 홍보에 진행하고 있는데 지속적인 사업으로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치과위생사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지하철광고나 SNS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홍보해야 한다. 또 최근 구강 보건 사업의 일환으로 국군장병을 위한 구강 보건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수한 사회에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더 많은 치과위생사 분들이 나서서 진행하면 치과위생사에 대한 인식이 훨씬 좋아질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은 정책 연구소 설립이다. 치과위생사가 직업적으로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으려면 정책연구소에서 협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하며, 어떤 합의를 봐야 하고, 그릇된 일을 한 사람에 대해 응징하는 부분들도 담당해야 한다. 특히 감사계통이 가혹하리만큼 강해야 한다. 전문가는 전문가가 더 잘 안다. 잘못하고 있는 비리를 적발하는 것이 인식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시급한 사안이 정책연구소 설립이라 하셨는데 그렇다면 정책적인 부분에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비하는 것이 좋을까.

최근 문재인 정부의 치매 국가 책임제가 부각되면서 치과계에서는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요양병원에 치과시설, 장비, 인력 등에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같이 치과위생사도 정책연구소 설립과 함께 이러한 점에 대해 고민하고 치과인력으로서 치매 관련 기관에 투입된다면 치과위생사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최근에 치과위생사 자격을 취득하고도 활용하지 않은 인력들이 많다는 조사를 봤는데 이런 곳에 인력이 더 투입된다면 본인의 능력을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먼저 이러한 인력들은 재교육하고, 왜 치과위생사로 활동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 조사를 해봐야 한다. 해결점을 찾게 된다면 치과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더불어 정책 연구 중에서 학교 보건교육 쪽에 힘을 쏟아보면 어떨까. 이미 학교 내 양치교실 등의 구강 보건교육이 진행 되고 있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구강보건실을 학교 내에 설치해 올바른 구강 케어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육에 치과위생사들이 투입된다면 더욱 발언에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법률적인 측면에서도 정책적인 측면에서도 치과위생사들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치과계 또는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 전하고 싶은 당부의 말이 있다면.

우리가 항해를 할 적에 가끔 큰 파도를 만나게 된다. 파도가 올 때 배의 방향키를 잘 못 잡으면 전복이 되기 십상이다. 이를 헤쳐 나가기 위해서는 파도를 정면으로 만나 부딪혀야하고 동시에 그 파도를 넘어갈 동력이 있어야 한다. 치과위생사계도 비슷하다. 치위협 임원들이 정책결정의 방향을 잘 잡아주고 내부에서는 회원들이 제 실력을 쌓으면서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한다. 지금 어려운 상황들이 많은데 파도가 아예 없으면 배가 항해 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런 상황을 좋은 방향으로 받아드렸으면 좋겠다.

끝으로 미래의 치과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치과가 단순히 돈을 잘 벌기 때문에 택하는 직업이 아니라 보람 있는 직업이었으면 좋겠다. 의료인으로 행복하기 위해서는 보람을 극대화 시킬 필요가 있으며 아픈 사람을 낫게 하는 것보다 일단 병을 안 생기게 만드는 것이 더 뜻깊은 일이다. 물론 경제적인 부분도 뒷받침이 돼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부분에 문제가 없다면 보람을 느끼며 업무를 했으면 좋겠다.

박정연 기자  press@kd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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