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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 관련 특별 인터뷰치위생정책연구소 배수명 공동대표

한 해를 정리하는 이 맘 때는 늘 아쉬움으로 점철되지만, 대한치과위생사협회(이하 치위협)와 모든 치과위생사들에게 2018년은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현실화 법적 명문화가 반영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을 남을 한 해이다.
치위협은 이 중요한 시기에 문경숙 전 회장에게 서울특별시회가 제기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며 치과위생사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

오히려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의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여름, 일선 임상치과위생사들과 함께 집단행동에 나서고, 보건복지부와 대한치과의사협회 등에 꾸준히 의견을 개진해온 곳이 바로 ‘치위생정책연구소’였다.

2018년을 돌아보며,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한 그간의 활동에 대해 치위생정책연구소 배수명 공동대표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먼저 치위생정책연구소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치위생정책연구소는 국민의 구강건강증진을 목표로 정부가 주도하는 치과의료인력 및 치과의료제도에 대해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실천적 치위생정책 대안을 개발 및 실현을 도모하는 연구와 행동의 공동체입니다.

 

Q. 이번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의기법)’ 시행령 개정안에는 치위생계에서 요구한 치과위생사의 업무 범위에 ‘진료보조’를 넣어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왜 ‘진료보조’를 법률로 제정하도록 요청했는지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치과위생사가 수행하는 치과진료보조는 1967년 의료보조원법시행령에 의거해 제도가 시작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치과위생사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입니다. 치과의료인력이 진료현장에서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과 범위는 관련법에 명시된 사항에 한해 수행할 수 있지만, 현재 관련법의 명시 내용은 범위가 넓고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임상 현장에서 혼란과 논란의 소지가 있습니다. 임상 현장에서 수행되는 치과의료행위의 주체와 범위가 불명확할 경우 이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의료진의 행정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고, 나아가 치료를 받는 환자 역시 안전하고 양질의 치과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없기 때문에, 치과위생사의 노동권 및 환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의기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Q. 2011년에 개정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명시된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는 현재 치석 등 침착물(沈着物) 제거, 불소 도포, 임시 충전, 임시 부착물 장착, 부착물 제거, 치아 본뜨기, 교정용 호선(弧線)의 장착·제거, 그 밖에 치아 및 구강 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 구내 진단용 방사선 촬영 등 9가지로 한정돼 있는데요, 현재 일선 치과병의원에서는 이 9가지 이외의 업무는 치과위생사들이 전혀 하지 않고 있는 건가요?

A. 치과위생사의 직무 및 업무 수행 현황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실제 치과위생사가 수행하는 치과진료항목은 9가지로 요약될 수 없습니다. 치과위생사는 치과의사와 협업해 치과의료서비스가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치과진료의 전 과정을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치과의료기술이 발전하고 의료행위가 세분화됨에 따라 치과위생사는 치료과정에서 일부 진료행위를 위임받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임상에서 치과위생사가 수행하는 업무 내용은 3년 이상의 치위생학 교육과정에서 이론 및 실기 교육과 500시간 이상의 치과병의원 임상현장실습을 통해 학습하고 체득한 내용에 기반합니다.

또한 의기법에 제시된 ‘그 밖에 치아 및 구강 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는 구체적인 의료행위가 아닌 범위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에 ‘9가지’로 단정해 설명돼서는 안 됩니다. 다만, 해당 업무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의료행위를 포함하는 것인지에 대한 해석과 설명이 부재함에 따라 법률적 해석의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이로 인해 치과위생사들이 수행해왔거나 현재 수행하고 있는 업무조차도 혼란의 여지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관련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Q. 다시 말해 현재 치과병의원에서 이뤄지는 잇몸치료, 발치, 임플란트 수술 등의 진료보조를 치과위생사가 수행하는 것은 법령해석의 혼란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런 사례 외에도 일반 치과병의원에서는 어떤 갈등이 발생할 소지가 있을까요?

A. 의기법에서 제시하고 있는 ‘그 밖에 치아 및 구강 질환의 예방과 위생에 관한 업무’는 수행범위를 매우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어 해석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2015년 의료법 개정에 따라 간호조무사의 업무가 ‘치과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명시됨에 따라 직역 간의 업무 혼란과 갈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욱이 보건복지부 담당 부서에서조차도 치과위생사의 수술 보조 업무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애매한 유권해석을 발표해, 임상 현장에서의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그렇다면 현재 90% 이상의 치과위생사가 치과의사의 지도와 위임에 따라 수행하고 있는 치주 및 외과수술의 보조, 치은압배, 임시치관 제작, 보철물 접착 및 제거, 환부 소독, 교합조정, 도포마취 수행, 진료기록부 작성 등의 행위 등을 누가 할 것이며, 만약 이런 지시를 거부할 시의 불이익 등은 오로지 치과위생사의 몫인가요?

A. 치과의사의 지도와 위임에 따라 치과위생사가 수행하였다 하더라도 의기법에 명시된 업무 외의 의료행위를 수행할 경우, 치과의사는 의료법 제27조 무면허 의료행위 금지 조항 및 제66조 자격정지 등의 조항에 따라, 치과위생사 역시 의료법 제27조 및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제22조 자격정지 등의 조항에 따른 행정처분을 받게 됩니다. 그러므로 현재 치과의사의 지도와 위임에 따라 수행하고 있는 업무 또한 의기법 개정을 통한 재정비가 시급합니다.

 

Q. 그러면 이런 진료보조는 누가 수행해야 하는 건가요?

A. 진료보조의 수행 주체에 대하여 논하기 이 전에, 우리나라 치과의료현장에서의 진료보조의 구체적 행위와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국외에서는 치과의사의 진료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동시에 이를 보조하기 위한 suction assist를 진료보조의 의미로 활용하고 있으며, 구강 내에 손이나 기구를 삽입해 치과의료행위를 수행하는 영역에 있어서는 ‘보조’ 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나열된 행위는 단순한 진료의 보조 영역에 포함되는 행위가 아닌, 치료과정에 포함되는 치과의료행위로서 환자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거나 치료결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이므로, 해당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이론 및 실기 교육을 통한 검증과정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치과진료인력이 분담해 수행해야하는 치과진료행위 및 보조에 대한 분장을 위해서는 각 행위의 중요도와 수행 난이도 등에 따라 행위에 대한 평가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1967년 의료보조원법 시행령에 의거해 제도가 확립된 이후 현재까지 진행된 치과위생사의 진료보조가 의기법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데, 복지부에서는 왜 이번 개정안에 ‘진료보조’를 넣지 않고 현행 유지로 결정한 것일까요?

A. 복지부에서 현안에 대한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2007년 구강보건 관련 업무를 전담하는 구강보건과가 해체된 이후, 치과의료인력과 관련된 사안은 현재 복지부 구강생활건강과 및 의료자원정책과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치과위생사 인력 정책에 대한 장기적 계획과 활용 방안을 고민하는 전담부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치과진료현장의 문제와 인력 활용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부재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문제의 본질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검토나 노력 없이 본 사안을 관련 직역의 문제나 갈등을 우려해 잠정 보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일반적으로 민법에서는 ‘점유 취득 시효’라고 해서 일정기간 타인의 부동산을 점유한 사람의 없던 소유권도 인정해주는데요, 지금의 상황은 오히려 50여 년 간 시행해온 치과위생사의 업무 영역을 급격히 위축시킨 것이라고 봐도 될까요?

A. 지난 50년 간 치과위생사는 양적 및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고, 그 결과 체계적인 치위생학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갖추고 뛰어난 치과위생사 인력을 배출해왔습니다. 치과위생사는 치과의사와 협력해 우리나라 치과의료발전에 함께 기여해왔습니다. 이미 임상 현장에서는 이 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영역의 업무를 담당하며, 치과의료기술의 발전 수준에 맞춰 임상적 역량을 개발하고 적용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치과위생사의 업무 영역을 위축시켰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번 의기법 개정과 관련한 사안은 현재 치과임상 현장에서 수행하는 업무를 법적으로 보장받고 안전한 진료현장에서 치과의료서비스 제공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법 제도 개편을 요구한 것으로서, 진료보조 뿐만 아니라 앞으로 치과위생사 업무의 법적 보장과 임상적 역량을 활용한 다양한 제도 개발을 위한 노력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Q. 복지부에서 의기법 개정에 착수했을 때 치위생정책연구소를 비롯해 치위생계에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요?

A. 치과위생사 업무의 법적 보장에 대한 논의는 2015년 이 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는 대한민국 치과위생사를 대표해 치과위생사 업무의 법적 보장과 권익 보호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고, 이번 의기법 개정에 있어, 대한치과위생사협회는 선두에 서서 의기법 개정에 ‘치과진료보조’가 포함될 수 있도록 강력히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유지로 결과가 통보되면서 치위생정책연구소를 비롯해 시도회 및 치위생학술단체 등 치위생계에서는 의기법 개정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50년 역사상 처음으로 500여명 이상의 치과위생사가 자발적으로 모여 결의대회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 후에도 치위생정책연구소 및 대한치과위생사협회 임원 등이 국회의원 면담을 진행하고 복지부 담당자와의 면담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이 진행됐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러한 사안에 대해 아직까지 복지부와 대한치과위생사협회 그리고 대한치과의사협회간의 면담조차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은 매우 실망스러우며,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 각 기관의 무책임함과 무관심, 무능력함에 유감을 표합니다.

 

Q. 현재 일선 현장의 치과위생사들은 어떤 상황인가요?

A. 3년 이상의 교육과정과 500시간 이상의 병원실습을 통해 배운 내용에 따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수행하고 있는 업무가 법적으로 명확하게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을 통탄하고, 분노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에도 임상 현장에서 치과위생사는 국민에게 안전하고 질 높은 치과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제 몫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9일 광화문에서 진행되었던 결의대회를 통해 치위생계 내부에서는 현재 사안에 대한 본질을 다시 한 번 짚어보고 정리하는 계기가 됐던 것 같습니다. 더욱이 현재 임상 현장에서 치과위생사가 수행하는 치과수술 보조 업무 등에 대한 치과계 각 직역을 대표하는 단체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현재 치위생계가 서 있는 현실을 직시하게 됐고, 앞으로 치위생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전략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실천적 행동에 대한 의지가 모아진 계기가 됐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지금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치위생정책연구소가 생각하는 앞으로의 개선책이나 방향은 무엇인가요?

A. 의기법 개정과 같은 치위생계의 핵심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위생계전체가 함께 힘과 마음을 모아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는 8만 치과위생사의 노동권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문제인 만큼, 치위생계 내부에서 업무 현실이 반영될 수 있는 법 개정에 대한 이슈화를 위한 토론회 및 공청회를 통해 치과위생사 회원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통로와 논의의 장이 마련돼야 합니다. 또한 대한치과위생사협회에서는 의기법 개정 과정과 결과를 회원에게 알리고 이에 대한 치위협의 입장과 향후 추진계획을 공지해야 하며, 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치과위생사의 가치가 실현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8만 치과위생사를 대표하는 그 책임감의 무게만큼 최선을 다 해줘야 합니다. 그래야만 8만 치과위생사가 치위협의 향후 행보를 지지하며 뜻을 모아내어 이루고자 하는 바를 함께 이뤄낼 수 있습니다.

 

Q. 끝으로 지금도 묵묵히 국민의 구강보건을 위해 헌신하는 치과위생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치과위생사의 권리는 스스로 찾아야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함께 마음을 모아 치위생의 가치를 실현해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박용환 기자  press@kd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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