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예방과 모자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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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예방과 모자감염
  • 황윤숙(충·치예방연구회 공동대표, 한양여자대학교 교수)
  • 승인 2019.12.23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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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교육을 하다보면 많이 듣는 이야기가 “어머니가 이가 안 좋으셨는데 저도 어머니를 닮아 이가 안좋아요. 충치는 유전인가봐요?” 라는 말을 참 많이 듣는다. 과연 그럴까? 충치는 유전이나 종족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이 더 많이 작용한다.

충치(치아우식증)는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며 특히 어린이에게 발생하는 대표 질환으로 만성 감염성 질환이다. 유아에게 발생하는 충치는 구강위생관리, 식이습관, 수유형태, 미생물 등 다양 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데 이중 미생물 요인으로 Streptococcus mutans(S. mutans)는 우식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세균으로 우식 발생 초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어난 직후의 신생아의 구강은 무균상태이나 성장하면서 주변 환경에 의해 감염이 발생한다. 특히 S. mutans는 연조직이 아닌 경조직 표면에 집락하는 능력이 뛰어난 세균으로서 유아의 엄마 또는 유아를 돌보는 사람으로부터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다.

S. mutans는 보통 첫 젖니가 나는 시기인 6개월부터 유아의 구강 내에서 발견되기 시작하여 치아표면에서 균체를 형성하며 그 수가 서서히 늘어나다가 가장 급격히 세균이 늘어나는 시기가 생후 19~33개월 사이를 “감염의 창(Window of infevtivity)”시기이다. 이렇게 엄마의 구강 내 S. mutans가 자녀에게로 전인되는 일련의 과정을 모자감염(Mother-Child Transmission)이라 한다.

치과진료실에서 유아를 대상으로 전문가들의 예방적 처치를 시작하는 시기는 보통 5세 이후부터이다. 그러므로 가정에서 일상적인 생활 속에서 감염경로를 차단한다면 어린이의 충치 발생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방법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은 엄마를 포함하는 양육자들의 입안에 S. mutans 균을 감소시키는 방법과 모자감염경로를 차단하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엄마의 입안에 S. mutans 균을 감소시키는 방법은 대표적으로 Finland의 에바 소더링 교수(Dr. Eva Soderling)팀과 경북대학교 치과대학 송근배 교수팀의 연구를 통해 찾아 볼 수 있다. 이들 연구에서 엄마들이 자일리톨 껌을 규칙적으로 씹었을 때 구강내 뮤탄스균 발생이 억제되고 균의 부착력과 및 집락크기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독성이 약화되어 치아우식증 및 자녀에 대한 수직감염 예방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하였다.

두 번째 방법은 감염의 경로를 차단하는 것이다. 엄마들의 타액의 충치 균이 아기에게 옮겨지는 것은 음식을 먹이는 과정에 뜨거운 것을 식히거나, 이유식을 맛볼 때, 아기와 물 컵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 아기에게 막힌 고무 젖꼭지를 빨아서 뚫어주거나, 또는 아기와 입을 맞추는 등의 일상적인 행동을 통해 일어난다.

임부와 엄마들은 충치가 세균을 통해 전파되는 감염질환이라는 점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임신상태에서는 치과를 방문하여 검진을 받거나 교육을 받지 않기 때문에 우식의 원인이나 기전을 모르는 상태에서 본의 아니게 충치로부터 유아를 방치할 가능성도 있다.

감염에 의한 유아 충치예방을 위한 구강보건교육자, 구강병예방관리자로서 치과위생사의 역할은 무엇일까? 우선 임부와 가임 여성들에게 ‘모자감염’에 대한 교육이나 다양한 방법을 통한 정보 제공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임산부들이 모자감염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자일리톨 껌이나 타블렛을 일상 생활 속에 활용함으로써 엄마들 구강내 S. mutans를 감소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모자감염’의 경로를 알리고 차단하는 것이다. 육아 과정에 잘못된 행동에서 유발되는 행동을 인식하여 행동을 교정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다양한 정보제공 방법을 선택하여야 한다.

지속적인 교육사업이 첫째이다. 2000년 충치예방연구회 창립이후 ‘모자감염’의 중요성에 대하여 국제심포지움과 연구들을 통해 꾸준히 알림으로써 현재 임부나 모자대상 구강건강교육에서 에서 치과위생사들이 우선 채택하는 중요한 학습목표가 되었다. 최근 베이비 페어 등 유아의 부모나 임부들이 많은 장소에 찾아가는 교육, 임상현장에서는 예비부부들을 위한 구강건강교육프로그램 도입 등이 좋은 사례이다.

굿즈(Goods)라는 단어가 있다. 아이돌, 영화, 드라마, 소설, 애니메이션 게임 등 등장인물이나 설정, 배경 등을 토대로 출시된 상품을 의미하는 말로 특정 인물이나 그 장르 및 인물의 아이덴티티를 나타낼 수 있는 모든 요소를 주제로 제작된 상품·용품을 뜻한다. 충·치예방연구회에서는 2020년 ‘모자감염’을 알리기 위한 메모지, 엽서, 스티커 등등의 다양한 굿즈를 준비했다. 유아구강건강을 위한 실천으로 널리 활용되길 기대한다.

◉ 참고문헌

김지혜, 이영은, 박동옥, 안상헌, 최연희, 송근배. 어머니의 자일리톨 섭취에 따른 자녀의 Streptococcus mutans 특성 변화 J Korean Acad Oral Health 2010;34(4):465-472

송근배. 치아우식증예방을 위한 자일리톨의 활용, 대한치과의사협회지 2008;46(3);132-138

송근배, 김지혜, 이영은. 치아우식증 유발세균의 모자감염, 대한치과의사협회지 2010;48(6);436-442

Caufield PW, Cutter GR, Dasansyake AP. Initial acquisition of mutans streptococci by infants: evidence for a discrete windowof infectivity. J Dent Res 1993;72(1):37-45

Soderling E, Isokangas P, Pienihakkinen K. Influence of Maternal Xylitol Consumption on Acquisition of Mutans Streptococci by Infants. Journal of Dental Research 2000;79(3):882-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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