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수술 시 협조자로서 치과위생사의 역할 - 봉합 시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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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진료, 수술 시 협조자로서 치과위생사의 역할 - 봉합 시 역할
  • 김현섭 원장(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 승인 2020.05.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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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원장(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김현섭 원장(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
안녕하십니까? 더블엠 구강악안면외과 치과의원의 김현섭 원장입니다. 치과 수술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할 수 있는 봉합 시 협조자의 역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특히 골이식술 등의 경우에는 봉합에 의해 수술 성패가 결정될 수 있습니다. 매우 중요한 타이밍이지만, 수술 시간이 다소 긴 경우 마지막 봉합 단계는 긴장이 느슨해지고 피곤이 몰려오는 타이밍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술자와 협조자가 손발이 척척 맞게 시행되어야 하는 것이 봉합입니다.
 
여러분은 ‘봉합'과 ‘결찰’, ‘매듭’과 ‘운침' 등의 용어를 구별해서 사용하고 계신가요? 보다 분명하고 자세한 설명을 위해 먼저 용어의 의미를 밝힙니다. ‘봉합(suture)'은 ‘운침'과 ‘결찰’로 이루어집니다. ‘운침(handling of needle)’은 봉합침을 조직에 관통시켜 봉합사를 조직에 적절하게 남기는 것을 말하며 ‘결찰(tie)'은 ‘매듭’은 만드는 것을 말합니다. 치과 수술시에는 대개 지침기를 이용한 ‘기구 결찰’이 시행되지만 ‘한손 또는 두손 결찰’이 시행되기도 합니다. ‘매듭(knot)’은 대개 ‘외과의 매듭'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3중 매듭’을 만들기도 합니다.
 
봉합은 운침과 결찰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단순봉합'은 운침할 때마다 결찰하는 봉합을 말하며, ‘연속봉합’은 처음 운침으로 결찰한 후 몇 번의 운침을 계속 시행한 다음 마지막에 한 번 더 결찰하는 봉합을 말합니다. ‘단순봉합’, ‘연속봉합' 외 ‘8자형 봉합’, ‘수직 또는 수평 매트리스 봉합' 등을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1. 어떤 봉합을 시행할 것인가?
어떤 봉합을 시행할 것인지는 술자인 치과의사가 결정합니다. 어떤 봉합을 시행할 예정이다고 술자가 협조자에게 구두로 미리 알려주었다면 협조자는 이를 듣고 시행 예정인 그 봉합이 어떤 봉합인지 일단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비로소 실제적인 협조가 가능해집니다. 치과위생사가 용어의 의미를 미리 공부하거나 실제 수술 참여 경험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술자가 ‘연속 잠금 봉합을 시행해야 할 것 같아요.’라고 미리 이야기를 했다면, 일단 ‘연속 잠금 봉합’이 무엇인 줄 알아야 적어도 술자가 운침을 시행할 때 방해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는 다음번 언젠가 똑같은 상황에서 더 나은 협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실제적인 협조는 술자와 협조자의 정확한 의사소통과 상호 지식 공유에서 시작합니다.
 
2. 협조의 실제; 4-handed dentistry(or surgery)인 경우(비교적 간단한 구강 내 소수술)
결국 술자에 대하여 적절한 시야를 확보해 주고 기구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는 견인(retraction)과 흡인(suction)입니다.
 
경험 많은 치과위생사는 치과용 미러와 수술용 흡인팁을 견인기로 적절하게 이용해 봉합 시 수술 필드를 절개 상태와 비슷하게 만들어 유지시킬 수 있습니다. 즉 봉합 부위 절개선이 평행하게 되도록 수술 필드를 적절하게 견인해 유지합니다. 열심히 견인한다고 협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견인기를 당길 때는 당기고 힘을 뺄 때는 빼서 절개선을 평행하게 유지시키는 것이 협조입니다. 수술 기구의 구조와 역할에 대해서 잘 알고 익숙해야 하며 4-handed dentistry(or surgery)인 경우 이것으로 충분합니다. 이 경우 술자는 오른손에 지침기를, 왼손에 치과용 핀셋 등 조직 겸자를 이용해 ‘알아서’ 봉합을 시행할 것입니다. 협조자인 치과위생사에 의해 봉합 부위에 대한 시야가 확보되어 있고 양손의 기구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간혹 견인기로 사용하고 있던 협조자의 흡인팁(suction tip)으로 필요한 부위에 흡인(suction)을 시행하고 이를 다시 견인기로 사용해 수술 필드를 유지시켜야 하기도 합니다. 이 경우 봉합 완료 후 봉합사 절단 역시 술자가 ‘알아서’ 하는 것이 더 나은 수술 진행일 수 있습니다. 수술필드가 유지되어 있어야 수술 흐름이 끊어지지 않습니다. 물론 흡인팁을 견인기로 사용하여 이것 하나만으로도 수술 필드가 충분히 유지될 수 있다면, 협조자가 봉합사 절단을 시행해 주는 것이 더 낫습니다.
 
3. 6-handed dentistry(or surgery)인 경우(비교적 복잡한 구강 내 소수술)
협조자가 2명이라면 한 명은 위 4-handed dentistry(or surgery)에서처럼 수술 필드를 유지하는 역할을 시행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한 명의 협조자에 의해 수술 부위가 유지됨으로써 다른 한 명은 보다 적극적으로 술자의 ‘운침’을 도와줄 수 있게 되며 이 경우 봉합사 절단도 다른 협조자가 시행해 주면 더 나은 수술 진행이 됩니다.
 
두 번째 협조자는 봉합 부위 절개선 피판을 치과용 핀셋으로 누르거나 잡아 주어 술자가 봉합침을 물린 지침기로 쉽게 ‘운침’할 수 있게 협조할 수 있습니다. 조직을 통과한 봉합침을 치과용 핀셋으로 ‘발침'해주기도 합니다. 다른 한 손으로는 추가적인 ‘견인’을 시행할 수도 있습니다.
 
4. 결찰 시
대개 외과의 매듭(surgeon’s knot)을 만듭니다. 술자가 몇 번의 결찰을 시행하던지 봉합사 짧은 귀의 위치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됩니다. 적극적인 협조를 한다면 치과용 핀셋으로 봉합사 짧은 귀를 술자가 쉽게 지침기로 물 수 있도록 잡고 있기도 합니다만, 대개 봉합사 짧은 귀의 위치가 견인의 강약 또는 흡인에 의해 변동되지 않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협조자 역시 술자와 함께 결찰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어야 상호 간에 실제적으로 손발이 맞을 수 있습니다.
 
5. 봉합사 절단 시
앞서 말씀드린바 처럼 수술 필드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봉합사 절단을 꼭 협조자가 시행해야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능숙한 술자는 대개 혼자 알아서 봉합사 절단까지 시행하여 봉합을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협조자가 봉합사 절단을 시행한다 하더라도 수술 필드가 유지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판단하에 비로소 협조자가 봉합사 절단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애매한 경우 술자인 치과의사가 판단해야 합니다.
 
대개 3~5mm 정도로 봉합사 끝을 남기면 되는데 견사(silk) 등 부드러운 복합사인 경우 5mm에 가깝게, 나일론(nylon) 등 다소 뻣뻣한 단사인 경우 3mm에 가깝게 봉합사를 남기고 절단합니다. 술자마다 선호하는 정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술자 스스로 봉합사를 절단하는 경우에는 남긴 봉합사 길이가 거의 문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협조자가 봉합사를 절단할 때 생길 수 있습니다. 딘 시저를 이용해 정말 원하는 정도의 길이를 남길 수 있어야 하는데 이는 정교한 딘 시저 조작에 달려 있습니다.
 
6. 정교한 딘 시저(dean scissors) 사용 팁 - 파지법과 레스트 확보
봉합사 절단은 생각보다 중요한 과정입니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술자가 직접 시행하든 협조자가 시행하여 협조하든 시야가 확보되고 기구 접근이 가능한 상황이어야 합니다. 잘 안 보이고 접근이 어려웠는데 어쩌다가 대충 자르고 다행스럽게 생각했던 길이로 봉합사가 남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코 잘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딘 시저를 ‘역 손가락 파지법’으로 사용하면 팔꿈치가 허리 부위에서 크게 멀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안정적으로 봉합사 절단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특히 협조자의 경우 ‘왼손’으로 딘 시저를 사용하면 더 나은 시야 확보와 기구 접근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 역 손가락 파지법(오른손)
(그림) 역 손가락 파지법(오른손)
(그림) 역 손가락 파지법(왼손)
딘 시저를 구강 내로 접근시킬 때에는 날카로운 가윗날 끝 부위를 찌르듯이 접근시키는 것 보다, 환자의 구각부에 일차적으로 안착시킨 후 이 부위를 회전중심으로 돌려 구강 내로 접근시키고 작동시키는 것이 더 안정적이고 정교한 봉합사 절단을 가능하게 합니다. 즉 원하는 길이만큼 봉합사 끝이 남을 수 있게 봉합사 절단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그림) 딘 시저를 찌르듯이 접근시켜서는 안됩니다.
(그림) 딘 시저를 구각부에 레스팅 시켜서 구강 내로 접근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 딘 시저를 구각부에 레스팅 시켜 구강 내로 접근시키고 있습니다.
제가 1년간 12번에 걸쳐 준비한 연재가 모두 끝났습니다. 협조자로서 치과위생사의 역할! 여러분들은 치과위생사가 어떤 직업군이라고 생각하시는가요? 단지 치과의사를 보조하는 사람인가요? 치과 진료 현장임에도 불구하고 간호사, 간호조무사는 되고 여러분은 안된다는 제약에 묶여 있으신가요? 현실의 요구에 맞춰 역량을 강화하고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당당히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늘 적시에 온다고 했습니다. 치과위생사 여러분들의 건투를 빌며 필자는 치과의사로서, 구강악안면외과 의사로서 여러분의 협조를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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