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다과상 옆 구강보건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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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과상 옆 구강보건교육 
  • 충치예방연구회 구강보건교육 팀 
  • 승인 2020.09.2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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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 지식은 꼭 각자의 직업 현장에서만 발휘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삶 구석구석에 녹아 있고 치과위생사 또한 그렇다. 치과위생사의 삶 속 지식 활용은 명절 식구들이 모두 모이면 다과상 옆에서 실시되는 가족들 구강 상담 및 교육이 그중에 하나이다.
 
구강에 대한 궁금증은 나이별로 다르다. 매년 건강보험 외래 다빈도 질환의 연령별로 나타나는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아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질환은 다르고 구강질환 또한 그렇다. 우선 아이들은 충치와 유치교환을 위한 여러 처지를 위해 치과를 방문하고 성인이 되면 치주병 처치를 위해 방문하게 된다. 여기에서 궁금증은 시작된다.
 
평소에도 가족들의 구강문제가 생기면 가끔 전화를 받기도 하지만 대가족이 모이는 명절에는 더욱 다양한 궁금증이 쏟아진다. 명절 준비를 마치고 모두 다과상 주변에 모여 환담하는 시간이 되면 그 대화는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포문은 항상 어린 자녀를 둔 사람에게서 시작된다.
 
“형님 우리 아이가요”로 시작하는 질문은 “작은 엄마에게 보여드려 봐”를 거쳐 “거봐 이를 잘 안 닦으니 그렇지. 이를 잘 닦아야 하지요?”로 끝난다. 젊은 엄마들은 아이들의 문제에 대해 용감하게 질문을 잘하는 편이다.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되면 주로 주제는 치열교정 시기에 대한 궁금증, 중학생 남자 아이의 구강관리 소홀에 대한 것 등등으로 이어지다가 “사실은요 저도 요즘에 이가 시려서요.... 참 스케일링은 해야 하나요?”라는 엄마들의 문제로 이어진다.
 
그러다 갑자기 남편을 호출하고 얼마 전에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 치과 다녀온 이야기, 어린 날에 했던 치료가 재발한 것과 비용 문제 등등의 이야기로 진행된다. 그러다가 남편의 흡연으로 불똥이 튀기도 한다. 그러다가 대화는 다과상 반대편에 앉아 안 듣는 척 귀를 기울이고 계시는 어르신들에게 옮겨 간다. 이때 어머님이 툭 한마디 던지신다.
 
“여보 당신도 둘째한테 한번 물어보세요. 지난번에 틀니 불편하다 하셨잖아요.” 아버님은 어머님께 눈을 흘기는 척하다 이내 못이기는 척 대화에 합류하신다. 이 과정은 다음날 작은댁 식구들이 모이면 차례상을 물리고 차려진 다과상 곁에서 한 번 더 진행되는 과정이다.
 
이 이야기의 마무리는 기승전 구강관리, 혹은 기승전 치과방문으로 끝을 맺는다. 어떤 경우는 ‘아! 치간 잇솔 몇 개 챙겨올 걸’이라는 후회가 생기고 친척들을 포함한 우리나라 국민들이 구강건강에 대해 잘못된 지식 속에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이때 치과위생사 며느리, 치과위생사 작은엄마의 찬스의 혜택을 가족들이 누리게 하면 어떨까 싶다. 
 
올해 추석은 보따리를 준비해 보려고 한다. 어차피 매년 반복되는 상담과 교육이라면 이번에는 우리들이 먼저 시작해 보면 어떨까? 가족들을 위한 ‘유난스러움’을 전문가 포스 풀풀 풍기며 못이기는 척 시작해 보는 것이다.
 
교육의 시작은 매체와 자료로 시선 끌기가 최우선이다. 구강보건교육의 시선 집중이 제일 먼저인 엄마 말을 잘 듣는 조카들의 동기부여를 위해 준비 가능하다면 일회용 치면세균막 착색제나 큐스캔을 준비한다. 본인의 세균막을 관찰한다는 것은 구강관리 필요성의 동기부여가 확실하게 발생한다. 그리고 전문가가 선택해온 자신의 구강상태에 맞는 예쁜 칫솔 선물로 마무리.
 
이러면 다른 식구들도 슬슬 관심을 보인다. 대학 때 하나씩은 가지고 있었던 서랍에 잠자던 덴티폼을 잠에서 깨워 준비한다. 성인들 치주 관리를 위한 치간잇솔, 치실과 함께 그리고 와인잔 두 개가 있다면 왜 C 자로 움직여야 하는지를 보여 줄 수 있으니까 치실 사용법은 확실히 보여줄 수 있다.
 
노화와 만성질환 등으로 구강 건조감을 느끼기 쉬운 어르신들을 위한 자일리톨 선물 꾸러미를 준비한다. 약국에서 손쉽게 구매 가능한 휴대용을 준비하고 이때 어르신들뿐만 아니라 노인정에 가서 며느리 자랑 할 수 있도록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 센스이다. 노인들이나 아이들이 빨아 먹는 사탕은 아주 단단한 사탕보다는 천천히 녹여 먹기 편한 제품으로 추천한다. 또한 저작능력 훈련을 위한 노인용 껌을 활용한다면 전문가들의 추천은 마무리된다. 여기에 구강기능향상을 위한 입 체조를 간단히 실시한다면 말 그대로 아주 ‘굿’이다.
 
전문가의 지식과 시술은 가운을 입고 특정 시설에 있을 때만 빛이 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간단한 것을 활용하여 전문지식을 쉽게 전달하고 실천하게 할 때 그 빛은 더 화려할 것이다.
 
이번 추석에는 구강전문가 며느리, 구강전문가 작은 엄마의 멋짐을 뽐내 보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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