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림의 여행일기 (3)] 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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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아림의 여행일기 (3)] 체코
  • 장아림 치과위생사
  • 승인 2020.10.20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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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유례없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인해 감염 위험성이 극도로 높아지면서 바깥 활동이 망설여지는 답답한 시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런 상황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이른바 ‘코로나 블루’라 불리는 우울증과 무기력증, 과도한 불안감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현상까지 생겨나고 있다. 이처럼 한정된 공간만큼 마음마저 움츠러들 수 있는 독자들에게 여행의 대리만족과 추억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안을 선사하고자 장아림 치과위생사의 여행일기를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편집자 주>
유럽 배낭여행을 할 때, 마지막으로 간 나라는 체코였어요. 저는 스카이다이빙을 목표로 프랑스에서 체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긴 여행으로 심신이 지칠 때 쯤, 프라하 공항으로 도착할 수 있었어요. 도착하자마자 한국어 표지판을 보고 반가워서 괜히 웃음을 지었던, 그런 체코 ‘프라하’ 여행기입니다.

공항에서는 택시를 잡아 숙소를 가게 됐어요. 가는 내내 택시기사님께서 엄청 무뚝뚝하고 화가 난 듯한 표정으로 응대를 하더라고요. 숙소에 도착해서 주인분께 무서웠다고 말씀드리니, 체코라는 나라가 오랫동안 식민지였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고 말씀해주셨어요.

프라하는 도시가 크지 않았어요. 그래서 하루 이틀만 둘러봐도 대부분을 볼 수 있고, 카렐교와 구시가 광장, 프라하 성, 하벨 시장, 바츨라프 광장이 유명한 관광지예요.
 
먼저, 카렐교는 체코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이자,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다리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에요. 석양이 질 때 커피를 마시며 다리를 건너면 운치 있고 예뻐요. 다리 위에는 다양한 조각상들이 있는데 만지면 행운이 생기거나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해요. 그래서 저도 유독 반질반질한 부분을 열심히 만지고 소원도 빌었답니다. 다리를 내려오면 존 레논의 벽이 있는데, 그곳은 사진도 찍을 수 있고 벽에 글씨도 적을 수 있어요. 저도 기록도 남기고 사진도 많이 찍었어요.
 
그리고 ‘프라하’하면 구시가 광장에 천문시계를 봐야한다고들 이야기해요. 약 600년 전에 만들어졌는데요. 매 시간 정시에는 시계가 짧게 작동하기 때문에 미리미리 기다리고 있어야 시계가 울리는 걸 볼 수 있어요. 시계의 오른쪽에 매달린 해골이 줄을 잡아당기면 반대편 손으로 잡고 있는 모래시계가 뒤집혀요. 그 뒤로 동시에 두개의 문이 열리면서 각각 6명씩 12사도들이 줄줄이 지나가고 황금닭이 울면서 끝이 나는데, 처음에는 너무 짧아서 “응? 벌써 끝인가?” 아쉬움이 많이 남았어요. 그래서 구시가 광장을 지날 때면 매번 시계를 보았어요. 보면 볼수록 정교하고 숨을 뜻이 있어 많은 저에게 많은 여운을 주었답니다.
 
저는 혼자 여행을 자주 가기 때문에, 그곳에서 투어를 신청해서 보곤 하는데요. 프라하 도착한 다음 날에 프라하 도시를 관광해주는 투어를 신청해서 한국사람들과 함께 시내를 둘러보고 있었어요. 아무래도 혼자 여행을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저에게 관심을 주시더라구요. 그날은 초등학생을 둔 어머님이 제게 프라하성 근처에서 이것저것 물어보셨는데, 제 직업이 치과위생사라고 얘기하니까 본인도 치과위생사라고 하시는 거예요! 이런 타지에서 저와 같은 직업을 가진 선배님을 만나니 너무 반가웠어요. 나중에 헤어지며 인연이 닿으면 다음에 또 보자고 하셨는데 저에겐 특별한 경험이였어요.
 
체코는 맥주가 진짜 맛있는데 저는 코젤 흑맥주가 너무 좋았어요. 목 넘김도 좋고 약간 느끼한 음식과도 너무 잘 어울렸어요. 제가 체코에 갔을 때는 5월이었는데도 날씨가 가을 날씨처럼 너무 좋아서 낮에도 점심 식사에 필스너 한잔을 마시며 광장에 앉아 햇볕을 쬐곤 했어요. 그리고 일명 ‘굴뚝빵’이라고 불리는 ‘뜨르델니크’라는 빵이 있는데요. 밀가루 반죽을 긴 봉에 감아 설탕이나 시나몬 가루를 뿌려 돌려가며 구워 만든 빵이에요. 갓 만든 건 따뜻하고 맛있는데 시간이 지난 것은 살짝 딱딱해진다는 점 참고하세요.
 
 
제게 체코는 스카이다이빙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오자마자 예약을 했어요. 도착한지 3일째 되는 아침에 예약한 곳에서 차로 픽업을 와서 약 50분정도 이동했답니다. 도착한 스카이다이빙교육장에서 교육과 설명을 듣고 서약서를 쓴 후에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갔어요. 문이 열리고 바람이 부는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비행기 문 앞에 서있어요. 3.2.1 점프! 꿈속에서 하늘을 나는 꿈을 꾼 적이 종종 있는데, 그 기분과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이상하면서도 짜릿했어요. 구름을 지나 광활한 평야가 보이고, 순식간에 낙하산이 펴지면서 그때부터는 패러글라이딩을 타는 기분이에요. 저는 동영상 촬영도 신청했는데 비용이 더 들긴 하지만, 꼭 함께 신청하는 걸 추천 드려요. 내려와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보면 하늘에서 찍은 내 모습이 웃기기도 하면서도 나중에는 추억이 되더라고요.
 
유명한 기념품은 실로 매달아 조작하는 인형인데, 고스란히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오기가 좀 불편해요. 망가질 것만 같아서 아주 조심스럽게 가져와야 한답니다. 여행을 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프라하의 국립극장에서 발레 공연을 하는데 일정이 안 맞아 공연을 보지 못했다는 점이예요. 저는 못 봤지만 공연이 진짜 볼만하고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단, 들어가기 전에 옷과 신발이 갖춰져야만 들어갈 수 있다고 해요. 유럽이지만 낮은 물가와 예술이 공존하며 유럽 중세 건축미의 저녁 야경이 있는 체코 프라하! 코로나가 끝나면 어머니를 모시고 한번쯤 더 가고 싶은 나라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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