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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위생계 결의대회] “치과위생사 노동권 위협하는 법 개정 요구” 함성9일 의기법 개정 촉구 복지부 규탄 결의대회...임상 치과위생사 등 500여명 참여
치과위생사 최다 수행업무인 ‘치과진료보조’ 법적 업무보장 촉구
9일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8만 치과위생사의 노동권을 위협하는 의기법 개정 촉구 복지부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이어, “8만 치과위생사의 노동권을 보장하라”는 함성이 서울 광화문 거리에 울려 퍼졌다.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는 치과위생사 500여 명이 모여 치과위생사 업무 현실에 대한 법적 보장을 위해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을 수립하라는 목소리를 높였다.

9일 치위생정책연구소(공동대표 윤미숙·배수명) 주최로 ‘8만 치과위생사의 노동권을 위협하는 의기법 개정 촉구 복지부 규탄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번 결의대회는 보건복지부가 지난 8월 9일 입법예고한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의기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치과위생사 업무범위를 배제하면서 촉발됐다.

대한치과위생사협회(치위협)는 치과위생사가 그간 수행해온 ‘치과진료보조’를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에 포함하는 내용을 골자로 의기법 개정을 보건복지부에 요구했지만, 이번에 입법 예고된 개정안은 현행 업무를 유지하는 선에 그쳤다. 치위협에 따르면 복지부는 직역 간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치위생계 요구를 수렴하지 않았다.

이에 결의대회는 현재 치과위생사가 수행하고 있는 업무로 인해 범법자로 내몰리는 현실을 타개하고 치과위생사의 노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행사에 참가자들은 ‘보건복지부 졸속 행정 치과위생사 생존권 위협’, ‘치과위생사,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의료기사법 못바꾸면 죽는다! 반드시 승리하자!’, ‘8만 치과위생사 노동권 보장’ 등 구호를 외치며 적극적인 투쟁 동참 의지를 밝혔다.

윤미숙 치위생정책연구소 공동대표

주최 측인 윤미숙 치위생정책연구소 공동대표는 정부의 책임 있는 행정을 촉구하며 치과위생사 업무를 법적으로 보장할 때까지 강경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다짐했다.

윤 대표는 “우리 치과위생사들은 8만 치과위생사 양성을 주도해온 정부의 방관과 무관심, 묵인으로 인해 범법자로 내몰리고 있다”며 “우리는 더 이상 참고 기다리지 않겠다. 우리는 치과위생사의 노동권과 우리의 업무가 법적으로 보장되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싸우겠다”고 강경한 투쟁 의지를 드러냈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치위생 분야 학회 대표, 시도치과위생사회 대표 등도 이러한 치위생계 투쟁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한양금 한국치위생과학회장

한양금 한국치위생과학회장은 이날 참가자 대표발언을 통해 “다양한 치위생학 연구 분야, 특히 임상 치위생학 관련 직무에 대한 수많은 연구에서 치과위생사가 수행하는 업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한 연구결과가 여러 문헌에 나와 입증돼 있다”고 “이러한 치위생학 교육 및 학문적 발전과 더불어 다변화하는 현실에 적용될 수 있는 법이 미비하다면 이를 수정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치위생학 교육과 학문의 근거를 뒤흔들어 국민들에게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 건강권마저 침해하고 있는 관련법 개정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귀옥 대한치과위생학회 고문

 

김귀옥 대한치과위생학회 고문도 “부모님이 어렵게 마련해주신 등록금으로 3~4년 열심히 공부해 국가면허를 받았다. 그러나 진료보조 업무가 치과위생사 법적 업무에 포함돼 있지 않아 범법자로 몰리게 됐다”며 “그런데 1년 공부하고 10시간 치과 분야를 배운 간호조무사는 진료보조를 할 수 있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50년을 같이 한 치과의사도, 치과위생사 면허를 발급한 복지부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다. 우리는 우리가 지켜야 한다. 내부 분열이 있더라도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언급, 회장 직무정지 등 치위협 현 사태를 의식한 듯한 발언을 했다.

“간호사-간호조무사처럼 법적 업무 역할 정립해야”

이날 결의대회에서는 의료법상 간호조무사가 간호사의 지도하에 간호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정립된 것과 마찬가지로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 간 법적 업무 역할 정립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문학진 대전충남치과위생사회 법제이사

참가자 대표 발언에 나선 문학진 대전·충남치과위생사회 이사는 한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들을 소개하며 “어떤 글을 보니 치과에 취업한 간호조무사가 ‘인레이’, ‘레진’이란 용어의 뜻을 모르겠다고 한다. 간호조무사가 치과에서 하는 일이 뭔지도 모른다고 하는 글은 많이 찾아볼 수 있다”면서 “이런 사람과 (치과위생사가) 대체 어떤 업무를 협의하고 합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정부를 겨냥한 발언을 했다.

이어 “복지부는 치과위생사의 업무범위가 더 커지면 간호조무사와 상하 수직적 관계가 형성되므로 간호조무사의 사기가 떨어져 퇴사가 속출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치과위생사와 간호조무사는 협력관계인가”라며 “이러한 애매모호한 관계가 (직역 간) 지속적 갈등의 이유가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은민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과위생사

그러면서 “의료법 개정으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업무범위가 구체화되고 간호사가 간호조무사를 관리 감독하도록 규정됐다. 이런 방법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아닌가 한다”며 견해를 밝혔다.

임상가로서 참가자 대표 발언에 나선 이은민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치과위생사도 “치과 현장에서 업무범위가 법적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 행정처분을 받는 등 치과위생사의 노동권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며 “치과위생사가 진료보조 업무를 적법하게 수행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과 내 불법행위 더는 안 된다”

이날 대회에 동참한 김호선 대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는 치과에서 치과위생사가 아닌 간호조무사가 불법 스케일링을 하는 등의 현 상황을 풍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주목 받았다.

김호선 대원대학교 치위생과 교수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연단에 등장한 김 교수는 암으로 투병 중인 사실을 밝히면서 “나는 괜찮다고 해도 내 새끼(학생)들은 어떡하냐”며 이번 대회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말했다.

이어 “경력이 많은 간호조무사가 아무리 일을 잘한다고 해도 치과위생사가 하는 스케일링을 해선 안 된다. 그런데 왜 이를 묵인하고 있는가”라며 “그럼 치과위생사도 치과의사가 하는 업무를 하면 되겠다. 치과위생사가 임플란트 할 줄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간호조무사 일을 하다가 치위생과에 입학한 분들이 있다. 그 분들은 치과 업무를 잘 몰라서 더 절실하게 열심히 교육을 받고 공부하다 치과위생사 면허를 취득한다”며 “그 분들을 위해서라도 치과위생사 업무범위는 반드시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회의 참가자 자유 발언에서도 치과에서 벌어지는 불법행위의 심각성을 알리며 정부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신을 치과에서 근무하는 경력 4년차의 치과위생사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치과에서 간호조무사가 스케일링을 하면 차라리 다행이라고 할 정도로 불법행위가 심각하다. 어느 치과에서는 치과위생사 대신 간호조무사가, 간호조무사도 없어 코디네이터가 불법 스케일링 시술을 한다”며 “이를 조장하고 방관한 치과의사, 치과위생사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또 “이렇게 의료기관에서 불법행위가 만연하다면 조치를 취해야 하는 복지부에서 과연 이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는지, 알고도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누군가는 10시간 교육을 받고도 할 수 있는 진료보조를 4년제 대학을 나와 140학점의 전문교육을 받고 120시간 이상의 실습을 하고 면허를 받았는데도 내가 하면 불법인 게 현실”이라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대회 참가자들, 정부에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

육수현 충북회 총무이사(좌)와 박지영 서울시올바른치과위생사모임(가칭) 대표

이어 참가자 자유발언에 나선 충청북도치과위생사회 육수현 총무이사는 “우리는 업무를 더 달라는 게 아니다. 그저 구강관리 전문가로서 법의 보호 아래 일을 하고 우리의 권리를 찾고 싶을 뿐”이라며 “복지부는 들어라. 탁상행정으로 우리를 범법자로 만들지 말고 똑바로 상황을 바라보라. 우리는 두 눈 크게 뜨고 지켜보겠다”고 엄포를 뒀다.

자유발언에서 일부 치과위생사는 현 사태 해결을 위한 치위생계 단결을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시올바른치과위생사모임(가칭) 박지영 대표도 “복지부가 현재 치과위생사들의 상황을 방관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권을 내팽개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치과위생사들은 현재 마음을 변치 말고 승리할 때까지 끝까지 나가자”고 목소리를 냈다.

이날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전국의 치과위생사들과 함께 향후 보다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을 다짐했다.

자유발언이 모두 끝난 뒤 마무리 발언에 나선 치위생정책연구소 신선정 위원은 “오늘 우리는 치위생 역사의 한 페이지를 썼다”며 “우리는 더 이상 이상한 나라의 이상한 노동자로 살지 않겠다. 위법인 것을 합법화 하면서 일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긴 싸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의 사회를 맡아 진행한 신선정 치위생정책연구소 위원

임상가 대거 참여로 치위생계 첫 대규모 집회 ‘성공적’

우리나라 치위생계 사상 최초의 대규모 집회로 기록될 이번 결의대회는 개최 불과 5일 전부터 급하게 추진됐으나 전국에서 많은 치과위생사들이 참여하며 성공적인 행사로 거듭났다.

특히 결의대회의 취지에 공감하는 임상 치과위생사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이어져, 치과위생사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기 위해 하나된 모습을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주최 측에 따르면 임상치과위생사회를 비롯해 서울대치과병원, 연세대치과병원, 경희대치과병원, 단국대치과병원, 조선대치과병원, 경북대치과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인하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이화여대목동병원, 경기도의료원 소속 병원, 충주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성빈센트병원, 미르치과네트워크(이상 무순) 등 수도권은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임상 치과위생사들이 대거 참여하며 면모를 일신했다.

서울대치과병원에 근무하는 경력 2년차의 한 치과위생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으로 떨어져 있을 땐 잘 몰랐는데 집회에 참석해보니 치과위생사들의 단합된 힘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이번 행사가 임상에서 실제 하고 있는 일들이 위법이라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아는 계기가 되고, 치과위생사 업무를 법적으로 보장받는 틀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치위생(학)과 학생들과 자녀를 둔 치과위생사들도 참여해 공감대를 형성하며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자녀와 함께 참여한 경력 17년차의 한 치과위생사는 본지를 통해 “엄마가 어떤 직업이고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정부의 탁상공론에 대해 알려주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참여했다”며 “치과위생사 일을 하면서 곁에서 업무를 하는 치과의사들이 의기법 개정에 많이 협조하도록 청와대 국민청원 참여를 독려하겠다”고 전했다.

을지대학교 치위생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치과위생사의 주된 업무인 진료보조를 치과위생사가 하면 법에 위반된다고 하니 문제가 크다고 본다”며 “법이 개정되면 치과위생사 근무환경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가가 더 나은 법 개정안을 내놓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결의대회에 앞서 의기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해 치위협 측에 면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치위생계의 집단 행보에 대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케 하고 있다.

‘비대위 측 시도회는 참여도 안해’ 뒷말 무성

다만 안타까운 일은 이날 결의대회에 시도치과위생사회 차원에서 참여가 저조했다는 점이다.

앞서 결의대회를 주최한 치위생정책연구소는 각 시도치과위생사회와 대한치위생학과교수협의회 등에 회원들이 이번 대회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치위생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전체 시도치과위생사회 13곳 가운데 시도회 차원에서 회원들을 독려해 참여한 곳은 광주·전남회, 대구·경북회, 대전·충남회, 제주회, 충북회(이상 가나다순) 등 5곳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일부 치과위생사들 사이에서 이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결의대회에 참여한 치위협 중앙회 한 임원은 “한 목소리를 내야 할 중요한 행사에 비대위 측에 소속된 시도회는 참여하지 않았다. 그 동안 중앙회를 상대로 열심히 법적 다툼을 벌여온 비대위에서는 왜 참여하지 않았나”라며 “비대위에서 온 일부 인사는 대회에 참여하는 것도 아니고 마치 감시하는 사람처럼 행동했다. 이런 사람들이 협회를, 임상 회원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거냐”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배샛별 기자  press@kdh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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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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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위 해산 2018-09-11 11:18:44

    비대위는 비대위의 뜻과 역할을 알고 있는가?
    치과위생사를 대표하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쓸 자격이 없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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