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현장의 치과위생사들⑤] 조심하고 조심하되, 희망하자!
상태바
[코로나-19 현장의 치과위생사들⑤] 조심하고 조심하되, 희망하자!
  • 박진아 치과위생사(연세인스타일치과)
  • 승인 2020.04.10 1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세계적 어려움 속에 보건과 치과의료 현장에서 국민들의 구강건강관리 뿐만 아니라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치과위생사들의 일상을 통해 어려운 상황들을 공감하고, 서로를 격려하고 또한 이들 이야기 속에 공유된 정보를 통해 감염병 확산 방지를 더욱 효율적으로 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건과 치과의료현장의 치과위생사들의 노력을 공유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확인하는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원래 나의 일상은 날씨를 보는 것이었던 것 같은데 그 기억도 희미해져 버린 평소의 삶을 잃어버린 요즈음입니다.
 
코로나-19에 대하여 치과의원에서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대응을 시작한 때는 1월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에는 체온계와 손 소독제를 준비하고, 손 씻기 인쇄물을 부착해놓았습니다. 그냥 이때는 항상 해 왔던 여러 감염병에 대한 일반적 조치라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는 코로나-19가 나의 일상에 이렇게 깊이 파고들것 이라는 생각은 미처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 중순, 대구에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지역 차이는 있지만, 전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여 현재는 10,450명(4월 10일 기준)에 육박하고 있다 보니, 환자 진료 과정에서 거리가 굉장히 가까운 치과진료의 특성상 임상 현장에서의 대응 방법 및 경각심도 훨씬 강화되었습니다.
 
내원환자에게 마스크 착용, 체온측정, 동선 문진, 진료 전/후 손 씻기, 손길이 닿을만한 모든 곳은 표면 소독

치과에서는 좀 더 면밀히 단계별로 방지를 위한 조치들이 실시 되었습니다. 일단 내원하는 환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며, 체온을 측정한 후 대기실로 입실 가능했습니다. 또한 감염병이 많이 발생한 지역에 대한 동선을 묻는 문진, 한국어와 외국어로 된 안내문 등은 물론이고, 진료 전/후 손 씻기 등을 공지하고, 모든 직원이 한 분 한 분 확인하여야 진료가 가능하도록 하였습니다. 더욱이 대기실에 기다릴 때는 반드시 마스크 착용을 하도록 하여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람의 손이 닿을 만한 모든 곳 즉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버튼, 옷장과 화장실의 손잡이는 수시로 알코올 스와프로 소독하고, 표면소독제로 소파까지 소독합니다.  특히 진료에 사용되는 기구의 소독, 멸균 관리는 더욱 철저히 합니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치과 예약환자들은 정기체크 날짜들을 미루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치과에서도 고령자 환자나 특히 별다른 위험이 없어 조금 연기해도 되는 경우는 정기검진 날짜를 조정하여 유연하게 대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구강 내 불편함이 있는 분들은 혹여 치과 방문 시 서로 간의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환경조성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출근 시간 조정, 고글과 혼밥

직원들의 일상은 정말 많이 변했습니다. 전철의 혼잡한 출근길은 한 번쯤은 경험해 보셨을 것입니다. 그 중 순환선인 2호선은 어느 역이 종점이라는 개념이 없기 때문에 한산함이란 없습니다. 그래서 우선 붐비는 출근 시간을 조금이라도 피하기 위해 출근시간을 30분 늦췄습니다.

그리고 출근 후 현재의 코로나-19 관련 기사를 검색하여 추가로 알아야 할 상황이 있는지 확인하고, 추가 대응 상황을 회의하며, 우리의 현장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코로나-19는 비말 감염이다 보니 진료 중 발생하는 에어로졸의 감염 가능성을 피하고자 평소 착용하는 글러브와 마스크를 더욱 꼼꼼히 쓰고 고글까지 착용한 채 진료에 임합니다. 아무리 조심하여도, 나도 모르게 손에는 균이 묻을 수 있으니 본인의 얼굴 특히 눈/코/입을 절대 만지지 말기를 계속 기억합니다. 

또 한 가지 큰 변화는 함께 먹던 식사는 도시락을 주문하여 다른 장소에서 이른바 ‘혼밥’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직원들끼리 회의를 하거나 마주보는 대화 시에도 모두 마스크를 필히 착용합니다. 평소 아직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나이가 든 계층은 아니지만 환자와 이웃들을 위해 개인 위생관리를 철저히하고, 체력 및 면역관리를 위해 잘 먹고, 잘 자고, 땀이 나는 운동을 꾸준히 해서 각자의 건강 챙기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현장에서는 감염의 확산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최근 2월 말에는 병원 인근에 확진자의 동선이라는 경험을 하였고 서울의 몇몇 곳도 확진자가 발생하여 더욱 긴장하며 진료에 임합니다.
 
제가 있는 현장은 아주 평범한 지역사회의 작은 치과이지만 어떤 환경에 있든 모든 치과위생사 선생님들께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주시는 것이 이 시기를 지혜롭게 지나가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감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애써주시는 많은 분께 감사드리며, 최선을 다해 조심하되, 꾸준하게 희망한다면 이번 위기도 반드시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코로나-19 가 우리의 소중하고 행복한 일상에서 사라지는 그때까지!
 
2020. 04.
박진아 치과위생사(연세인스타일치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